찬미예수님!
어농성지를 사랑해주시고, 함께 해주시는 후원회원분들과 어농성지 소식지를 접하시는 모든 신자분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어농성지의 윤유언 바오로 대표 수녀좌님, 수문모니카 신부님, 17위 수녀좌님들이 어농성지를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는 모든 신자들을 위해 주님이 자비와 은총 간구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10월 어농성지 월보를 보실 즈음에는 날이 많이 쌀쌀해졌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뜨겁고 더웠던 7~8월의 여름은 오메가타입이 사라지고, 옷도 긴팔옷을 꺼내입게 되는가 봅니다. 성지의 새벽과 밤은 쌀쌀하나 못해 쓸쓸하기까지 합니다. 9월 순교자 성월을 보내며 여러 성지를 방문해 주시고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수원교구 여러 본당에서, 서울교구, 인천교구, 의정부교구, 또 다른 교구와 본당에서도 성지를 찾아주셨습니다. 그런 데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기억나는 어느 본당의 전시사 성지순례가 있어서 지면에 담아보려고 합니다.
그 본당에서 전시사 성지순례를 계획한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전날부터 아마아마하게 비가 내렸습니다. 일기예보에는 성지순례 당일에는 비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비율 확률 90%…이고 본당에서도 변경하기가 우울하였습니다.
신부님을 오신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그날은 다른 본당에서도 서울, 수원 등에서도 오시고, 수원교구 청년도 본 순례에서도 성지에 들러 점심을 먹는 날이었습니다.
‘이러다 비가 오면 어쩌지…’ 하는 인원이 예상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우산이라도 준비하기 위해서는 순교자 묘역의 잔디 마당이나 드리는 바람막이도 없었습니다.
‘하야…성지에는 천막도 3개밖에 없고… 모든 식당이 우수수, 우비 입고, 미사 봉헌해야겠다.’ 성지 신부의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고맙게도 전시자 성지순례를 방문하는 본당 신부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본당 신자들을 위한 천막과 비가 오기 때문에 바닥에 앉아 미사를 할 수 없기에 이동용 야외의자를 빌려서 설치해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게다가 그날 성지를 방문하는 순례자들은 인원만큼 다른 본당의 신자들 수만큼 더 많이 설치하겠다고 해주셨습니다. 제가 얼마나 고맙던지…
순례 당일이 되었습니다. 야외용 천막 20개와 이동용 의자 400개가 도착했습니다. 사실 저는 늦게 오전 9시는 되어서 나가 보았는데, 이미 전시자 성례회 하시는 본당 신부님께서 혼자 일찍 오셔서 천막 설치와 의자 놓는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신실 설치업체에서 해야 하는 일이라며 본당 신부님께서 아침 7시부터 오셔서 같이 일하셨습니다. 우비를 입으시고, 얼굴에 모기까지 붙어가면서 보이시던 그 얼굴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본당에 성지순례가 있을 때 본당 신부님들께서 오셔서 강복해 주십니다. 함께 성지순례 못할 정도로 바쁜 본당 일정이라도 정말 마음만은 본당 신자들과 함께 하십니다. 저는 그 본당 신부님의 열정을 보았습니다.
“제가 월경죄(越境罪, 물리적 국경을 넘는다는 죄)를 두려워하지 않고, 하느님이 원하신 조선에 온 것은, 오로지 조선 사람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백하 아우구스티노 주교 모 아르모 신부님의 진술이었습니다. 주교 모 신부님께서 움직이셨던 이유. 그 마음. 모든 것은 신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왔습니다.”
교회의 어농성지를 사랑해 주시는 후원회 가족분들, 여러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과 예수님, 성령님 그리고 고 고 신부님들과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글 | 윤석희 미카엘 신부 올림